한림연예 예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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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30 11:26
2011학년도 우수독후감 대회 1학년 대상 수상작
 글쓴이 : 교무실 (222.♡.87.253)
조회 : 8,93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무게-

1학년 1반 34번

임 원 택

책의 제목에서부터 시선을 끌고, 간략한 줄거리소개도 그 심오함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이 책을 과소평가하고 말았다. 도입부부터 심상치 않고 내용은 정치적 얘기가 섞여있어 이해가 보통 쉬운 것이 아니었다. 평판 자체도 어려운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사랑받는 이유. 그것은 어쩌면 이 책에서 알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을 다시금 깨우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나타내고, 대립시키는 네 명의 남녀-토마스, 사비나, 테레사, 프란츠-를 주인공으로 하여 진행된다. 러시아의 체코 침공을 두고 벌어지는 주인공을 각자의 사유와 사건들을 전지적 시점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나타낸다. 똑같은 사연 속에서 각 개인이 느끼는 육체와 영혼, 삶의 의미와 무의미,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우연과 운명을 다룬다.

인물들은 두 가지 분류로 나뉜다. 가벼움을 나타내는 토마스와 사비나, 무거움을 나타내는 테레사와 프란츠. 이들의 대립은 보는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 정도로 복잡하고, 심오했다.

토마스는 가벼움과 무거움의 공존에 의해 극심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운명의 여자라 생각되는-무거움을 나타내는 아내 테레사와, 토마스의 애인인-가벼움을 나타내는 사비나 양쪽을 탐닉하며 가벼움만을 찾는다. 하지만 후에 테레사로 인해 가벼움을 무거운 진실로 이동하게 된다.

테레사는 무겁고 진실한 것을 삶이라 여긴다. 그녀와 토마스의 만남은 여섯 번의 우연이 겹쳐진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사비나는 연애를 즐기며 배신으로 모든 것의 결말을 찾으며, 프란츠는 사비나를 향한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찾는다.

이 네 명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좀처럼 가볍다고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많은 내용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그것은 애완견 카레닌의 죽음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좀처럼 내 시선을 끌기 못했다. 아무래도 이성과의 사랑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달랐다. 난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를 키워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카레닌의 죽음은 토마스와 테레사의 갈등의 원인 중 하나이다. 토마스는 죽기 전 카레닌의 사진을 찍어두자는 말을 하지만, 테레사는 과거네 얽메이기 싫다면서 거절한다. 그런데 테레사는 아직 죽지도 않은 카레닌의 무덤을 파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토마스는 그녀를 질책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 두 사람은 같은 사건을 겪지만, 토마스는 과거를, 테레사는 미래에 붙잡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카레닌’이라는 하나의 존재를 토마스는 ‘과거’에 두는 ‘가벼운 존재’로, 테레사는 ‘미래’에 두는 ‘무거운 존재’로 받아들였다. 이 이야기만으로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의 일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덮게 된 후, 나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이 책은 무겁다. 주인공 토마스도 결국은 무거움을 택한다. 이 속에서 가벼움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서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갔을 때, 그제야 제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도입부를 보면 <니체>란 인불의 사상이 나온다. <영원의 재귀>라는, 모든 것이 언젠가는 다시 반복된다는 사상이다. 이는 가볍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은 무거운 것이다. 작가는 ‘전쟁’을 그 예로 들었다. 최근에도 이어지는 전쟁. 그 속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 개개인의 무게는 상상치도 못할 만큼 무겁다. 그런데 이 전쟁이 반복된다면? 그들의 희생은 무의미하게 되고, 그만큼 무게는 더해진다. 그렇기에 무겁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생각했다.

‘삶이 두 번 이상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삶은 너무 가벼워 견딜 수 없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고쳐짐이 없이 한번만 생겼다 사라지는 것은 가볍고, 한번은 결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난 책을 읽지 않는 쪽은 아니다. 오히려 많이 읽는다. 하지만 그 종유가 좀 유별나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인데,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기에 말 그대로 가볍게 읽는 책들이다. 언제나 ‘이런 책이라도 읽는 게 어디야?’ 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항상 깊이 생각하고 있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생각을 고쳤다. 존재는 무겁다. 그것을 글로 적은 것은 당연히, 아니 더욱 무겁다. 과연 나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의, 나 자신의 무게를 알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존재의 무거움을 깨달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